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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8 09:34
[건강칼럼] 노인배설케어의 이해
 글쓴이 : 소망병…
조회 : 7,577  

국 노인의 전화 부설 하얀목련 주간보호센타에 유난히 깔끔하신 할머니 한분이 계셨다. 90이 넘으신 분이었는데, 초등학교 졸업이지만 얼마나 박식하시고 자존심이 강했는지 모른다. 얼마전 그분이 돌아가셨을 때 보니 속옷 안에다 패드를 대고 옷핀을 이용해 그것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약간의 실금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눈치 채지 못했다. 그것을 내비치지 않으려고 했으니 특히 주무실 때 얼마나 불편하셨을까를 생각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요즘에는 고무가 부착된 얇고 좋은 패드들도 많이 나오건만 그것을 알아차리고 챙겨드리지 못한 죄책감에 지금도 마음이 짠하다.

 

누 구나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기저귀를 차지 않는 게 최상이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보장해줄 수 없는 게 현실인 것 같다. 의식이 있으신 노인들의 경우는 그런 상황에 빠져들면 수치심, 자신감 상실, 사회성 상실 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자존심을 지켜드리며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케 하고, 나아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노령화사회에서 우리가 풀어야 가장 중요한 과제중 하나다.

 

사실 80세 이상 노인의 신체상태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복을 입고 가상체험*을 해보면, 노화되어가는 과정을 몇 시간 내 경험하는 충격을 받게 된다. 특히 기저귀 등을 차고 배뇨를 해보는 것은 가장 힘든 과정이다. 일본에서는 개호복지사들의 실습과정에 배뇨체험은 반드시 넣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은 실패를 하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실습내용으로 꼽히고 있다. 생리적인 문제지만, 그만큼 치부를 느껴 그렇다.

 

그 같은 문제의식은 갖고는 있었지만, 최근 일본 센다이에 있는 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해 어떻게 배설 케어를 잘할 수 있는지,왜 잘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강의를 통해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을 짚어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배설과 관련해 이루어지는 도움, 훈련, 서비스 등을 총괄하는 적절한 우리말 용어가 없어 일단 "배설케어"라고 칭한다.

 

일본에서는 시설 내 직원 교육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배설케어 관련 프로그램이다. 그중 일부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시설에 종사하는 분들은 배설케어의 5가지 기본을 습지해야 한다.


1. 배설케어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필요하다.


우 선 자신들이 돌보는 어르신들의 실금여부를 잘 알고 있어야한다. 1999년 일본 아이치현내 시설의 방문간호센타를 대상으로 노인들의 배뇨실태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개호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요실금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호자뿐 아니라 개호자를 조언해줄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간호사와 의사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면, 요실금에는 몇 가지의 타입(복압성요실금, 절박성요실금, 익류성요실금, 기능성요실금)이 있으며, 그에 따라 대처방법이 달라야한다. 하지만 요실금 식별과정도 없이 모든 노인에 대해 일률적인 방법의 케어를 하고 있는 현장이 대부분이었다. 현대 의학에서 증상에 따라 보다 효율적으로 케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검진하기는 커녕 신경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배뇨관(catheter)은 본래 자신이 배출할 수 없을 때 이용하는 것인데, 스웨덴이나 덴마크의 경우는 장기간 유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의사에 의해 허가받은 배뇨관 사용이 퇴원 후에도 그 상태로 집이든 시설이든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2. 노인의 실금이 많은 것은 ADL( Activities of Daily Living)의 저하나 치매가 원인이다.


조 사에 의하면, 현재 성인 기저귀를 사용하고 있는 노인의 약 77.5%는 시설에 입소하기전 병원 등에서부터 기저귀를 하고 있었다. 성인기저귀를 계기로 ADL의 저하나 치매가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 병원에서 기저귀 착용이 일상화 되어 버리면 시설에 와서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는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다. 노인 자신의 의지로 기저귀를 벗어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은 노인보건시설인데, 그곳도 6.8%(조사 대상 3,323명중 겨우 226명)에 불과했다.

의사들이 시설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기저귀를 사용하고 있는 노인 가운데 30%는 기저귀 없이 생활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렇지만 그런 방법이 꼭 불필요한 기저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는 없다. 노인의 실금이 많아지는 것은 ADL의 저하나 치매가 원인이기 때문에 자립적으로 배출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종사하는 인력들이 처음부터 개호체제에 관여해야한다.

정말 기저귀가 없는 생활이 가능할까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무리하게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노인의 불쾌한 생활을 강요하게 하는 것과 같을 수도 있다.


3. 기저귀 사용여부에 대해서도 사전동의서(informed consent) 가 필요하다.


유럽선진국과 비교할 때, 일본은 성인기저귀의 사용빈도가 훨씬 높다고 한다. 실제 특별양로 노인홈에는 이용자의 54.5%, 노인보건시설에서는 58.6%로 절반 이상이 성인기저귀를 사용하고 있다.

배설케어의 목적은 노인의 QOL(Quality of Life)를 저하하는 것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기저귀를 사용한다는 것도 배설케어를 추구하기 위한 결정이 될 수 있다.그러나 이런 경우는 노인에게 기저귀를 찬다는 낙인으로 인한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하는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저귀 사용여부에 관해서도 사전동의서가 필요하다.


4. 화장실 유도=쾌적한 생활의 실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기 저귀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배설습관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과 같다. 하루온종일 기저귀를 하고 있는 사람을 화장실에 데리고 가는 것은, 다시 말해 한번이라도 화장실에서 배설을 하도록 하면 그를 계기로 쾌적한 기억을 되살려 주게 된다. 본능적이고, 감각적이며, 정신적인 자극을 받아 ADL(일상생활능력)이 훨씬 향상 된 적을 본 적이 있다. 화장실에서 배설할 수 있도록 부단한 재활훈련을 하면, 식생활에 대한 의욕향상과 생활개선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 러나 역으로 ‘화장실에 가 앉으세요’ 라고 하는 것은 노인들의 생리적 욕구를 감안하지 않고 시간대로 움직이게 하기 때문에 고통스러워 할 수도 있다. 노인들의 생리적 반응을 고려하여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고령자에게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다.

실금에 대해 적절한 평가 없이 화장실 사용을 유도하면 성과가 나지 않는 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배뇨를 느껴서 화장실을 가는 것과 시간이 되어서 화장실을 가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 자립적으로 배설할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실금의 상태, 배뇨의 패턴 등을 파악하는 것이 시작이다. 이를테면, 화장실을 가도록 유도하기 이전에 한사람 한사람의 습성을 분석하고 그 사람에 맞는 배설차트를 만드는 게 필수적이다.

 

5. 노인의 QOL 향상의 가장 중요한 사람은 개호자이다.


노 령화 사회가 진전되면서 노인의 배뇨장애는 점점 중요한 테마가 되어간다. 이런 문제는 개호자 혹은 의사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개호자는 물론이고 관련된 직종이 협력해야 해결할 수 있다. 개호자는 물론이고 노인에게 부담이 적게 가는 역학을 응용한 수발법, 무리하지 않은 재활훈련, ADL 등을 고려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배설 용기, 화장실 등에서 몸을 일으키게 하거나 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도구, 이른바 측면으로부터의 지지와 협력의 환경을 만들어야한다. 개호자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매일 실제케어를 담당하고 있어 정확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고, 노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제일 많이 이해를 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NPO 법인 아이치 배설케어연구회는 작년부터 배설기능지도사 제도를 창설, 강습을 하고 있다. 벌써 제 1기 29명을 배출해서 개호의 현장에서 노인과 가족에게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끝 으로, 노인요양시설에서의 기본적인 보호는 식사, 배변, 목욕, 수면 등을 들 수 있다. 이중에서 배설서비스는 상당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설뿐만 아니라 와상상태의 노인분들을 모시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게 아마도 배설서비스에 관한 일일 것이다.

배설케어에서 취하는 태도는 집단케어가 아니라 개별케어이며 이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개인이 신체적으로 아무리 불편해도 어떻게 해서든 자의적으로 배설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치 못할 경우, 최후에는 기저귀를 차도록 해야 한다. 기저귀를 착용할 경우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켜드리며, 쾌적함을 유지시켜주고, 남이 모를 정도로 표시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착용감이 좋아 찼는지 아닌지 구분이 안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신체적 (피부에 맞아야 하고), 정신적(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하며), 사회적(남이 모르게 냄새나 흡수성이 좋아야 한다)으로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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